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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5-04-18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작성자: 정은랑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노향림

꽃들이 지면 모두 어디로 가나요.
세상은 아주 작은 것들로 시작한다고
부신 햇빛 아래 소리없이 핀
작디 작은 풀꽃들,
녹두알만한 제 생명들을 불꽃처럼
꿰어 달고
하늘에 빗금 그으며 당당히 서서
흔들리네요
여린 내면이 있다고 차고 맑은 슬픔이 있다고
마음에 환청처럼 들려주어요
날이 흐리고 눈비 내리면 졸졸졸
그 푸른 심줄 터져 흐르는 소리
꽃잎들이 그만 우수수 떨어져요
눈물같이 연기같이
사람들처럼 땅에 떨어져 누워요
꽃 진 자리엔 벌써 시간이 와서
애벌레처럼 와글거려요
꽃들이 지면 모두 어디로 가나요
무슨 경계를 넘어가나요
무슨 이름으로 묻히나요
.............
선생님들의 어제는 어떠셨나요?

....은랑
어제는 꽃비를 맞고 왔습니다
나무가 온통 여린 분홍빛이라 눈이 시어서
가늘게 눈을 뜨고 걸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면 그 바람결따라 화사한 꽃비가
내 얼굴과 내 머리와 내 가슴안에 내려앉았습니다.
그 꽃잎을 하나 받아쥐면 간절히 원하는 소망이
이루어진다나요?
나의 예쁜 소망을 허공에 그려봅니다.
벚꽃잎을 나의 깨끗한 손안에 잡아보려 합니다.
나에게 날아와 줄까요?
나에게 소망의 꽃잎이 날아와 줄까요?
너무나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퍼지는 봄날이었습니다.
자꾸만 마음을 추스려 봅니다.
적당히 슬픔을 즐기기만 하고 생생하게 살아나야겠죠.
돌아오는 길에 작은 야생화 화분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어린 친구가 하나 생기니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마음의 일교차가 심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