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ESTcenter는 여러분의 마음으로 커갑니다. 마음을 남겨주세요.
|
|
|
작성일 : 2005-04-07 | 삼백원과 시루떡 | 작성자: 정은랑 |
나는 매일 2번씩 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말하면 꽤 부러움을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들 늘 하고 있는 여행일지도 모른다. 출퇴근 버스 창밖을 내다보며 온전히 아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순수한 여행.
오늘도 나는 그렇게 작은 여행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차들이 지나는 것을 무심히 바라보며 나를 데리고 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공간에 살아온 시간만큼 모두 소진되어 이제는 몸집이 아주 작아져 버린 한 할머니가 작은 가방을 들고 들어 오셨다.
잠시 후 주머니를 뒤적이시며 차비를 꺼내신다. 그 손안에 들어온 천원짜리 한 장과 만원짜리 한 장, 잔돈이 없으신 거였다.
이를 어쩌나 하는 난감한 표정.
나는 그 모습을 좀 떨어진 위치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남에게 베푸는 친절에도 남에게 받는 친절에도 인색해지기 시작했다.
누가 도움을 베풀려 하면 왜 나에게 이런 친절을 보일까 하고 그 의도를 의심하게 되고 내가 도움을 주고 싶어도 상대방이 의아해할 것 같아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벽을 지니게 되었다.
그 순간도 나는 그런 망설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 때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할머니께 동전을 쥐어드린다.
할머니는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여 연신 이를 어쩌나 하시며 안절부절하셨다.
그러더니 가방에서 할머니 간식거리일 것 같은 시루떡이 담긴 비닐봉지를 꺼내 아주머니 가방에 집어 넣어 주시려 하신다.
아주머니는 손사래를 치시며 계속 아니라고 하신다.
자신도 이런 적이 있었노라고, 그래서 난감했었다고, 그러니 너무 그렇게 생각하시지 말라고 하시면서.
두 분의 정겨운 다툼을 보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두 분을 꼭 안아드렸다.
할머니의 정겨움과 아주머니의 따스함에 감사해서...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아주머니 많이 많이 행복하세요........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