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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5-04-04

TV안보기 운동과 삶의 깊이

작성자: EST  

'TV 안 보기 시민모임'이 오늘 발족한다.
10년넘게 이 운동을 펴 온 교수,학부모들과 기독교윤리 실천운동,가톨릭다이제스트 같은 단체가 모였다. 이 기구는 5월 어린이 주간과 9월 독서주간마다 범국민적TV안보기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그간 여러 시민단체들이 TV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성토해왔지만 방송사들은 듣는 둥 마는 둥이었다.
이 시민 모임의 모델이 된 미국 'TV끄기 네트워크'는 4월 마지막 주를 'TV끄기 주간'으로 정해 800만명씩 동참자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TV없는 1주일이 가족,책,운동과 가깝게 해주는데 감탄했고 나중에도 절제된 시청태도를 이어갔다고 한다.최근 국내에서 큰 반향을 모은 EBS의 '20일간TV끄고 살아보기'도 우리 사회에서 이 운동이 얼마나 절실한 지를 보여줬다.
TV의 문제점은 무엇보다 사람을 수동화시켜 주체적 개인으로 설 수 있는 사고능력을 마비시킨다는 데 있다. 사람들은 TV를 보면서 사고하거나 반응할 필요가 없다. 뇌와 몸을 음직이려 하지 않은 채 쏟아지는 전파의 흐름에 그저 내맡길 뿐이다. 'TV끄기 네트워크' 베스트 총재는 "세상의 모든 가치있는 일들은 의식적인 힘과 노력을 요구하지만 TV는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의학협회, 소아학회, 공중보건협회등 미국 의학.보건단체 10곳은 TV시청을 "인간이 깨어나서 하는 가장 정지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과학자들은 TV가 뇌에 미묘한 이완감과 편안함을 줘서 계속TV를 켜고 싶게 만드는 과정이 약물중독과 매우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통계청 통계를 보면 96년 주당21.4시간이던 TV시청이 지난해 22.2시간으로 느는 동안 16.2권이던 1인당 연간 독서량은 13.9권까지 줄었다. 책은 독자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맹목적 TV시청은 문자와 책을 파괴하고 삶과 문화에서 깊이를 앗아간다. 자라는 2세들이 넋을 놓은 채 TV앞에 마냥 앉아 있게 놔 둘 수는 없다.
TV안보기 운동에 보다 폭넓게 많은 단체들이 참여할수록 보다 많은 국민들이 TV끄는 즐거움에 눈뜨게 될 것이다.

TV없이 살아보기

'카우치 포테이토 신드롬'이란 말이 있다.
온종일 편한 의자에 기대 감자칩을 먹어대며TV를 보니 비만은 피할 수 없다.' 유아 비디오 증후군' 도 있다.엄마들이 돌도 되지 않은 아이를 TV앞에 뉘어놓고 TV와 비디오를 보여줘서 생기는 증세다. 이런 아이들은 돌이 지나면서 TV없이는 잠도 잘 못 자는 현상을 보인다. 1931년 TV가 처음 선보인 이래 TV중독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 1995년 4월 미국의 TV끄기 네트워크는 가정의 달을 앞두고 'TV끄기 주간'을 선포했다. "우리는 '좋은 TV 만들기 운동' 을 포기했다. 그 운동이 성과를 거두기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TV를 끄기로 했다. 당시 미국 어린이들은 TV 시청에 주당 1680분을 소비하는 반면 부모와의 대화는 38.5분이 불과한 상황이었다. 반응은 놀라웠다. 행사에 참가한 600여만명은 한 주일이 지난 후 말했다. " TV없이도 살 수 있었다! "
* 이운동의 프랭크 베피스총재는 " 세상의 모든 가치있는 일들은 하기 힘들고 의식적인 노력을 요구하지만 TV는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TV의 가장 큰 해악은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시청자들은 TV를 보는 동안 사고하고 반응할 필요가 없다. 그저 TV가 쏟아내는 내용에 자신을 맡기고 도취하면 된다. " TV를 꺼야 삶이 살아난다." TV끄기 운동이 10년동안 지속되며 매년 700여만명이 동참할 수 있는 것은 바로 TV로부터 자립하고 싶은 열망때문이다.
* 영국 런던 남동부 서식스의 브루더 호프 공동체 마을은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대 진학률이 영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 곳 청소년들은 이미 10대에 어른 못지 않은 판단력과 사고력을 갖는다. 부모와의 대화, 독서로 밤을 보내기 때문이다. 이 마을엔 TV가 없다.
* 교육 방송국의 한 PD가 국내에서 처음 'TV끄고 살아보기'를 실험해 그 결과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20일동안 TV없이 사는 데 모두 131가구가 참가 , 그 중 70%가 끝까지 버티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하는 얘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 저녁시간이 이렇게 긴 줄 처음 알았다. " " 아이와 함께 이렇게 오래 목욕해본 적이 없다. " " 우리집 거실의 소파 배치가 기형적이란 걸 비로소 깨달았다."
TV를 끄니 가족과 세상이 보이더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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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기사중 발췌